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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
요구르트 & 메치니코프
일리야 메치니코프
메치니코프(Ilya Ilyich Mechnikov, 1845~1916)는 우리가 즐겨 먹는 요구르트로 유명한 러시아 출신의 과학자다. 그는 노화의 원인에 대해 탐구하던 중에 유산균의 효력에 주목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과학적 업적은 식균 현상을 발견해 면역학의 기초를 세웠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메치니코프가 1908년에 독일의 과학자 에를리히(Paul Ehrlich)와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것도 면역에 관한 연구 때문이었다. 메치니코프는 직감적으로 제시한 아이디어가 빈번히 적중하는 억세게 운이 좋은 과학자로 평가되기도 한다.
식균현상
1882년에 메치니코프는 알렉산더 2세의 암살을 매개로 전개된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오데사 대학의 교수직을 사임했다. 그 후 메치니코프는 이탈리아의 메시나로 가서 개인 실험실을 차리고 미생물학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프랑스의 파스퇴르(Louis Pasteur)와 독일의 코흐(Robert Koch)를 중심으로 미생물학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있었고, 메치니코프는 미생물을 연구하면 위대한 과학자로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어느 날, 메치니코프는 불가사리의 유충을 관찰하던 중에 거기에 존재하는 이상한 세포를 발견했다. 자유롭게 이동하는 방랑세포(wandering cell)였는데, 메치니코프는 그 세포가 방어 작용에 관여한다는 점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곧바로 메치니코프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 오렌지 나무의 가시들을 불가사리의 유충에 집어넣었다. 다음날 그는 방랑세포들이 가시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고등동물의 백혈구가 방랑세포와 비슷한 작용을 하리라고 유추했다. 박테리아가 침범할 때 혈관으로부터 나온 백혈구가 박테리아를 둘러싸고 집어삼킨다는 것이었다.
메치니코프는 자신의 발견을 친구인 클라우스(Carl Friedrich Claus)에게 알리기 위해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갔다. 클라우스는 친구의 설명을 듣고는 크게 감명을 받았고, 메치니코프가 발견한 세포에 ‘포식세포(phagocyte)’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메치니코프는 1883년에 식균(phagocytosis) 현상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그것은 면역학의 주춧돌을 놓은 논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메치니코프는 자신의 이론을 증빙하기 위해 본격적인 연구를 추진했다. 그는 직감적으로 물벼룩을 연구 대상으로 선택했다. 물벼룩은 불가사리 유충과 마찬가지로 신체가 투명해 체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메치니코프는 물벼룩 한 마리가 뾰족한 포자를 삼키는 것을 관찰했다. 그 포자는 좁은 식도를 통과한 다음 물벼룩의 위벽을 뚫고 몸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때 물벼룩의 포식세포가 포자를 향해 몰려와 그것을 에워싼 후 녹이면서 먹었다. 반면에 포식세포에 의해 잡혀먹지 않은 포자는 재빨리 수많은 효모로 발아한 후 독소를 분비해 포식세포를 먹어 치웠다. 그야말로 역동적인 약육강식의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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