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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네이버지식캐스트


음력 


고대로부터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달력은 대단히 중요한 도구였다. 특히 자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농사에 달력은 없어서는 안 될 도구였다. 고대의 어느 문명권이든 날짜를 헤아리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은 천문현상을 이용하는 것이었고, 그 가운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달의 모양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달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을 거쳐 다시 완전히 사라지는 주기적인 현상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달의 주기는 평균 29.53일 정도로 날짜가 딱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달의 주기를 이용한 음력은 한 달의 길이로 29일과 30일을 번갈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순수하게 달의 주기만을 이용한 달력을 순태음력이라 하는데, 이런 달력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우리가 아는 1년의 길이는 대체로 365일쯤 된다. 음력을 여기에 맞추려면 30일과 29일을 번갈아 사용하여 총 12달을 만들면 되는데, 이렇게 하면 365-6×(30+29)=11일의 차이가 생긴다. 계절의 변화가 거의 없는 곳이라면 몰라도, 이런 달력을 계속 쓰게 되면 화사한 봄꽃 피는 계절에 태어난 아이의 10살 생일 축하 파티를 폭설 속에서 하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생일 정도는 그럴 수도 있다 쳐도, 농사와 관련된 일정이 뒤죽박죽이 되는 건 큰일이다. 참고로 중동에서 사용하는 이슬람력은 순태음력으로 되어 있어, 우리가 보통 쓰는 달력에 비해 1년의 일수가 짧다. 그 덕분에 이슬람력을 사용하는 지역에는 노인들의 수명이 길어지는 효과(?)가 있다. 순태음력이 계절과 맞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모자라는 11일을 적당히 채워넣는 것이다. 무작정 11일을 덧붙여서는 달의 주기와 어긋나니, 이 둘을 조화롭게 설정하려면 3년 동안 생기는 33일의 오차를 새로운 한 달로 해결하면 된다. 그러나 이것도 사흘 정도의 오차는 여전히 있으므로, 좀 더 정밀한 방법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방법은 19년 동안 7번의 윤달을 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365.24일이므로, 365.24(일)×19(년)-(19×12+7)(월)×29.53(일) = 0.01 이 되어 두 달력이 거의 맞아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극히 드문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만 19세가 되는 양력 생일과 음력 생일이 일치하게 된다. 이 19년이라는 기간은 예로부터 대단히 중요하게 취급되어, 동양에서는 이 방법을 장법(章法)이라 불렀고, 서양에서는 발견자의 이름을 따 메톤(Meton)의 주기라 불렀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동양이 이 주기를 발견한 것은 춘추시대인 BC600년 경으로, 서양에 비해 150년 이상 앞선다. 이처럼 순태음력을 보완하여 계절의 변화와 맞춘 달력을 태음태양력(lunisolar calendar)라고 한다. 이런저런 방법으로 순태음력을 보완하여 고대인들은 달력과 계절의 변화를 맞춘 태음태양력(lunisolar calendar)을 만들어내었지만, 19년 동안은 태양의 변화와 미묘하게 어긋나는 일이 매년 반복된다. 이래서야 농사를 짓는 데에 불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고대인들은 “절기(節氣)”라는 절묘한 기법을 생각해내었다. 태양의 움직임이 대략 360일 정도로 반복되므로, 이것을 24등분 하여 약 15일마다 마디(節)를 만드는 것이다. 즉, 달력 자체는 음력을 사용하여 달의 모양만으로 날짜를 짐작할 수 있게 하면서, 이와 별도로 약 15일을 단위로 돌아가는 달력을 하나 덧붙인 셈이다. 지금은 날짜와 시간을 알기 위해 하늘을 보는 대신 달력과 시계를 보는 세상이 되었기에, 음력을 사용할 일이 드물지만, 옛날 사람들에게 날짜는 달을 보고 알고, 농사는 정해진 절기를 따르면 되는 체계는 대단히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24절기는 다시 12개의 절기(節氣)와 12개의 중기(中氣)로 다음과 같이 나뉘어, 12절기와 12중기가 교대로 온다. 24절기 안에 12절기가 또 있으니 용어가 조금 혼란스러울 텐데, 이 글에는 절기라고 하면 24절기를 의미하며, 12절기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12절기라고 구분하여 표시할 테니 그렇게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24절기는 12절기와 12중기가 교대로 온다. 즉, 입춘(양력 2월4일 부근) 다음은 우수(양력 2월19일 부근), 우수 다음은 경칩(양력 3월6일 부근), 경칩 다음은 춘분(3월21일 부근)이다.

24절기가 태양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춘분, 하지, 추분, 동지라는 이름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날이 봄과 가을에 한 번씩 있고, 여름에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 있고, 겨울에는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네이버 지식인에서 볼 수 있는 질문 가운데, 설과 추석은 달력에서 매년 날짜가 바뀌는데 왜 24절기는 양력으로 거의 일정한 날짜에 나오느냐고 묻는 질문이 적지 않다. 절기라는 것이 태양의 움직임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니,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태양력인 그레고리력에서 일정한 날짜에 절기가 반복되는 것이 당연하다. 뒤집어 말하면, 음력을 사용하던 조선 시대에 네이버 지식인이 있었다면, “서당 숙젠데요. 왜 설과 추석은 일정한 날짜에 반복되는데, 24절기는 달력에서 매년 날짜가 바뀌나요?”라는 질문이 많았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가끔 24절기가 음력인지 양력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다 싸움이 벌어지는 일도 있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을 반영하다는 점에서 양력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고, 24절기가 사용되는 역법 자체는 음력, 정확히는 태음태양력에서 사용되고 있으므로 음력에서 사용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24절기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음력에서 사용되는 양력 요소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 되겠다.


양력


달리 태양력(太陽曆) · 신력(新曆)이라고도 일컬음. 태양을 기준으로 하여 만든 력(曆). 지구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동안이 365.2422일이기 때문에 평년 3년을 365일로 하고 4년만에 한 번씩 2월을 29일로 하는 윤달을 두어 366일로 해서 날짜를 맞춘 력이다. 양력은 음력(陰曆)이 발전하여 나온 것인데 기원전 46년에 만든 낡은 태양력(율리우스력)과 1582년에 만든 새 태양력(그레고리력)으로 나눈다. 낡은 태양력에서는 윤년을 매 4년에 한 번씩 넣었고 새 태양력에서는 4년에 한 번씩 윤년을 넣으면서 400년에 3번 빼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고대로부터 음력(太陰太陽曆)만을 써오다가 1894년부터는 양력을 같이 쓰고 있다. 지금 세계의 모든 나라들에서도 양력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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